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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석구석

합정역 7번 출구 절두산 성지길 가는 길

by seoulroot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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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성지 순례 가기 전에 한국의 천주교 성지부터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요? 기독교와 천주교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요. 생각해보건대 합정동은 종교 역사가 깊은 동네인 것 같습니다. 일단 합정동에는 순교 성지가 있습니다.

 

절두산 본래 명칭 잠두봉

 

아무 생각없이 한강 공원 가는 길이라 절두산 성지란 말을 자주 썼는데요. 절두산이 본래는 잠두봉이라고 누에가 머리를 든 것 같은 형상으로 불린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을 집단 처형한 장소였고 그곳에서 교인들의 머리를 잘랐다는 의미의 절두산이 된 겁니다. 뜻을 알고 나니 너무 무섭습니다.

 

 

 

절두산 성지

 

그러한 슬픈 역사와는 다르게 이곳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외국인 선교사들이 묻혀있는 묘지조차도 아름답습니다. 마치 드라마 도깨비 속에 나온 외국의 묘지 같이 양지바른 동산 위에 돌 비석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근사합니다. 뉴욕에도 곳곳에 이런 묘지들이 있어서 부담없이 방문하고 사진 찍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곳 절두산은 경건하게 예를 갖추게 되면서도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사색하기 좋은 장소

 

역사 깊은 성지인 만큼 이곳은 항상 조용하고 한적한 편입니다. 관리도 잘 되어 있고요. 방문객이 크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물론 주말 예배 시간에는 차가 꽉 차 있는 걸 봐서 엄청나게 많은 교인들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서 시스템은 잘 모르는 관계로 생략하고요. 절두산 성지는 산책이라기보다 사색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느릿느릿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좋고요. 걷다 보면 한강으로 이어져 그때부터는 근심을 잊고 활기차게 희망이 솟아날 겁니다.

 

합정역 7번 출구

 

절두산 성지는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당산 철교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나옵니다. 왼쪽 방향으로 걷다보면 나올 겁니다. 절두산 성지를 모르는 동네 사람은 없을 테니까 누구에게 물어봐도 잘 가르쳐 줄 겁니다. 절두산 성지는 종교와는 상관없이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특히 봄여름에는 꽃들이 만발하여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습니다. 가을에는 가을대로 운치가 있고요.

 

가장 추천하는 시간대는 해질 무렵입니다. 계절 상관없이 해질 무렵은 성호가 절로 그어질 겁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습니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은 아무도 못 봤지만 만약에 그런다면 관리인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종의 성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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